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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간호부-주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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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해드림출판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04회 작성일 19-11-2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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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간호부

주요섭


어제 S병원 전염병실에서 본 일이다.
A라는 소녀, 7,8 세밖에 안된 귀여운 소녀가 죽어 나갔다.
적리(赤痢)로 하루는 집에서 앓고, 그 다음날 하루는 병원에서 앓고, 그리고 그 다음날 오후에는 시체실로 떠메어 나갔다. 밤낮 사흘을 지키고 앉아 있었던 어머니는 아이가 운명하는 것을 보고, 죽은 애 아버지를 부르러 집에 다녀왔다. 그 동안 죽은 애는 이미 시체실로 옮겨 가 있었다.
부모는 간호부더러 시체실을 가리켜 달라고 청하였다.

????시체실은 쇠 다 채우고 아무도 없으니까, 가 보실 필요가 없어요.????
하고 간호부는 톡 쏘아 말하였다. 퍽 싫증난 듯한 목소리였다.
????아니 그 애를 혼자 두고 방에 쇠를 채워요?????
하는 묻는 어머니의 목소리는 떨리었다.
????죽은 애를 혼자 두믄 어때요?????
하고 다시 톡 쏘는 간호부의 목소리는 얼음같이 싸늘하였다.

이야기는 간단히 이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때 몸서리를 쳐짐을 금할 수가 없었다.
????죽은 애를 혼자 두면 어쩌리.????
사실인즉 그렇다. 그러나 그것을 열려하는 어머니의 심정! 이 숭고한 감정에 동정할 줄 모르는 간호부가 나는 미웠다. 그렇게까지도 간호부는 기계화 되었는가?

나는 문명한 기계보다도 야만인 인생을 더 사랑한다. 과학상에서 볼 때, 죽은 애를 혼자 두는 것이 조금도 틀릴 것이 없다. 그러나 어머니로서 볼 때는…….
더 써서 무엇하랴?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하고, 동정할 줄 모르는 간호부! 그의 그 과학적 냉정이 나는 몹시도 미웠다. 과학 문명이 앞으로 더욱 발달되어 인류 전체가 모두 다 ????냉정한 과학자????가 되어 버리는 날이 이른다면…….
나는 그것을 상상만 하기에도 소름이 끼친다.

정(情)! 그것은 인류 최고 과학을 초월하는 생(生)의 향기이다. 

해드림 이승훈 출판과 문학 발행인 해드림출판사 대표 수필집[가족별곡](2012) [외삼촌의 편지] [국어사전에 있는 예쁜 낱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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