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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글 마스크보다 더 절실하게 필요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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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들임 댓글 1건 조회 1,001회 작성일 20-03-0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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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나목의 침묵들이 풀리려나 봐이파리 하나 없는 나무들의 침묵을 겨우내 지켜봤어겨울나무들을 바라보면 그 침묵이 하도 깊어 때론 내가 빨려들어 갈 거 같아가난한 이들에겐 움츠렸던 몸을 조금이라도 펼 수 있는 봄이 기다려져.

사람이 절박할 때는 세상 어떤 위로나 격려보다 당장 그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는 게 힘이 되지날마다 빚단련 하느라 지쳐있는 이에게는 세상 어떤 격려나 위로도 공허할 뿐이야때론 돈이 곧 생명이기도 해일가족 다섯 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원인이 2억 채무 때문이었다면어떤 이들에게는 푼돈일 수도 있는 이 돈은 다섯 명의 생명도 살릴 수 있는 것이니까불행하게도 얼마 전 한의사 부부 가족 4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였다는 기사가 떴어경제적 문제로 추정되는 유서 문구도 나왔대그런데 왜 아이들까지…이보다 더 큰 죄는 없을 거야참으로 가슴 아플 뿐 말을 잇지 못하게 하네.

절박해 하는 이들을 구해줄 수 있는 곳은 없을까.

어떤 아랍 사람이 사막에서 길을 잃었어가지고 있던 식량도 다 떨어졌지이틀 동안 먹지도마시지도 못한 채 결사적으로 걷다가 마침내 사막 가운데의 작은 샘터를 발견하게 된 것이야급히 물을 마시고 보니얼마 전 거기에다 천막을 친 흔적이 있었어그는 혹시 천막을 치고 머물렀던 사람들이 음식 조각이라도 떨어뜨린 것이 있지 않을까 싶어 주변을 샅샅이 뒤져보았지그러다가 놀랍게도 어떤 주머니 하나를 발견했어.

얼른 그것을 만져보니 손에 떡처럼 단단한 것이 만져진 거야그 사람은 미친 듯이 주머니를 열었어그리고 주머니 속에 있는 것을 한 움큼 꺼내 보니까 아주 찬란하고 큰 진주알이었지그러자 그 사람은 손에 쥐었던 진주들을 사방에 던져 뿌리며 외쳤어.

"겨우 진주였단 말인가?"

결국 그는 사막에 누워서 죽어 갔지.

.

허기진 사람에게 밥 한 끼 먹여주면 한동안 버틸 힘은 생기잖아밑 빠진 독이라면 한 번만 때워 주면 될 텐데….

.

우리에게는 하찮은 것이

이재욱(필명 이승훈)

.

우리에게는 의미 없는 한마디가

누구에게는 휘진 무게가 되고

우리에게는 아무 일 없는 하루가

누구에게는 기적이 된다

.

우리에게는 총총한 별빛들이

누구에게는 그렁그렁한 근심이 되고

우리에게는 어루 스치는 겨울이

누구에게는 살을 에는 바람이 된다

.

우리에게는 어둠을 밝히는 불빛이

누구에게는 오르고 싶은 소망이 되고

우리에게는 무심코 핀 꽃 한 송이

누구에게는 두 손 모으는 눈물이 된다

.

우리에게는 까맣게 잊은 무엇이

누구에게는 속 타는 손짓이 되고

우리에게는 풀어 해진 시간이

누구에게는 사로잡힌 걸음이 된다

.

우리에게는 식상한 것이

누구에게는 가슴 부푼 존재가 되고

우리에게는 하찮은 것이

누구에게는 절박한 것이 된다

우리는 누구에게 절박한 무엇이 된다.

댓글목록

한판암님의 댓글

한판암 작성일

생각을 달리하고 눈의 각도를 달리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사고하는
열린 마음속에 산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