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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아버지! 왜 그리 빨리 가셨나요? - 김태현 > 수상작 및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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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공모전 [은상] 아버지! 왜 그리 빨리 가셨나요? - 김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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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드림출판사 댓글 0건 조회 752회 작성일 19-11-2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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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왜 그리 빨리 가셨나요?



김태현

 사람들, 특히 현대인들에게 있어 ‘아버지’라는 존재감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유년기에는 너무 어려서 아버지를 잘 알지 못한다. 아니 아버지는 나를 위해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으로 알고 있는 정도이다. 그리고 청소년기에는 학업에 신경을 쓰느라, 아버지, 아니 가족의 소중함을 알지 못한다. 그리고 사회인이 되어 직장에 다니면서부터는 돈을 벌기 위해 살아간다. 그리고 한 가정의 아버지가 되면, “아이들을 위한 사랑은 곧 돈을 모으는 것이다.” 라는 생각을 가진다. 그렇다. 분명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주는 사랑’이 없이 자란 아이가, 또 한 가정의 아버지가 되고, 그렇게 가정이 만들어지고 사회가 만들어져 간다면, 우리가 아버지가 되는 시대에는 ‘아버지가 주는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들이 많아질 것이다.



그런 사회적인 측면, 정서적인 측면에서 이 책, [어머니를 준 남자]는 많이 지치고 힘든 삶을 겪을 때, 지금의 사회를 만들어 주신 수천, 수만 인의 땀을 흘린 아버지를 위해 만들어진 책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과거의 힘들었던 아버지들의 생활을 잘 알지 못한다. 또한 그 시대상의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서였을까? 나에게 있어서 아버지는 항상 엄격하신 분이셨다. 내게는 항상 아버지의 강인한 뒷모습만이 보였다. 힘겨운 노동으로 다져진 다부진 체격과 옹골진 눈매는 마치, 먹이를 낚아채는 매를 보는 듯했다. 바로 <그날이 오면>과 <아버지와 아빠>에 나오는 아버지처럼 말이다.



 <그날이 오면>에 나오는 아버지와 비슷하게, 나의 아버지는 우리 앞에서는 눈물을 흘리지 않으시다가도 힘든 현실에 부딪치고 나면, 거나하게 하지도 못하시는 술을 걸걸하게 하시고 들어오시곤 했다. 아버지는 항상 우리 집 거실에 대자로 누워계셨다. 자신의 존재를 우리에게 마치 알리기라도 하는 듯이….

나는 <그날이 오면>을 읽으며 가슴 한쪽이 아련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말없이 눈물로만 훔치고 계셨던 어머니의 울음소리처럼, 심장의 한 부분을 적시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왜 모든 뉘우침은 이미 늦은 후에 오는 걸까요. 좀 더 일찍 깨달았더라면 생전에 손이라도 한 번 다정하게 잡아주었을 텐데요.”에서 나는 아버지의 앙상할 대로 앙상하게 된 그 손을 한번 꼭 잡아준 적이 없어서인지, 가슴이 뜨거워졌다. 우리 아버지의 꿋꿋하게 내 앞에 서 계시던 모습은 내가 나이가 들어도 결코 못 잊을 것이다.



또한 <아버지와 아빠>에서처럼, 아버지는 항상 우리 앞에 서나 뒤에 서나, 하여튼 우리와 같은 공간에서 살았을 시라도 아버지를 아빠라고 부른 적은 한 번도 없다. 이 부분을 읽고 나자, 왠지 모를 미안함이, 그리고 서운함이 내 몸을 퍼져 마치 머리를 둔중한 망치로 얻어맞는 것과 같이, 머릿속이 어질어질해졌다. 가끔씩 쳐다보는 하늘이 너무나도 맑기에, 세상의 걱정은 없다. 라는 좌우명이자 신념은 어린 아들에게로 전달이 되 이제는 불러 보지도 못할 아빠라는 말을 세상 사람들에게 다 들리도록, 하늘에 계신 아버지, 아니 아빠에게도 들리도록 큰 소리로 외쳐본다. “아빠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항상 아버지가 바라던 실망시키지 않는 그런 아들이 되겠습니다.”



아버지의 심정을, 우리를 잘 키워야만 한다는, 필사적으로 사회의 낮은 위치에서 노동으로 힘들게 일하시던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라서 차마 덮을 수도, 그렇다고 끝까지 단번에 읽을 수도 없었다. 그리고 그때 나는 내 동생, 이제 막 8살이 되었는데 tv를 보며 과자를 먹고 있는 여동생이 눈에 보였다. 몇 달 전, 돌아가시기 직전에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이제 이 아이를 너의 딸처럼 키워야 한다.” 그때 아버지는 아셨는지도 모른다. 얼마 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내가 철이 없었는지, 아니면 생각이 너무 많아서인지는 몰라도, 이런 질문을 했었다. “아버지 어디 가요?” “응, 아주 멀고 먼 곳으로 간단다.” “가지 않으면 안 돼요?” “꼭, 가야만 한단다. 그러니 너가 이제는 나다.”



이 책을 다 읽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청명한 하늘, 이제는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를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 내 눈에는 마냥 청명하고 깨끗한 하늘만은 아니다.



아버지! 왜 그리 빨리도 가셨나요? 무엇이 그리 급해 저에게 동생을 맡기시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셨나 말입니다. 이 험한 세상에서 아직 공부하기도 바쁜데, 왜 이리도 큰 짐을 지우고 가십니까?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인 여동생을 남겨두고 어찌 눈을 감을 수 있었습니까?



그러나 아버지, 이제 눈물만 흘리고 있지만 않겠습니다. 내가 철부지였을 때 손을 잡아 주시고 힘들어할 때 격려해 주시던 아버지를 생각하며 힘들 때 이제는 하늘을 올려다보겠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를 부르겠습니다. “아빠. 이제 엄마 그리고 동생과 함께 아빠 몫만큼 열심히 살게요.” 아빠의 사랑이 깃든 파란 하늘이 한눈에 들어왔다. 언제나 나에게 천둥이자 궂은 비였던 아버지. 이제는, 아니 예전에도 그랬지만 애써 눈감았던, 피해 버렸던 맑고 빛나는 하늘이다.
 

해드림 이승훈 출판과 문학 발행인 해드림출판사 대표 수필집[가족별곡](2012) [외삼촌의 편지] [국어사전에 있는 예쁜 낱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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