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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2-12-16 11:08
  • 어머니의 새벽
  • 김광현
  • 해드림출판사
  • 2022년 12월 31일
  • 신국판
  • 979-11-5634-529-9
  • 15,000원

본문

스산한 가을바람이 골목을 스치며 지나간다.

이제 머지않아 또다시 가슴시린 겨울이 오면 나는 사무치는 그리움에 가슴앓이를 해야 한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새벽 깨끗한 물 한 그릇을 장독대에 올려놓고 빨갛게 상기된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시던 어머니의 생전의 모습 때문이다.

 

이제 이순을 훌쩍 넘긴 나의 가슴에 아직도 살아 게시는 단아한 그 모습을 추억하며 초로의 어른이 된 지금 어머니를 그리며 내 삶속의 작은 이야기들을 여기에 적어 본다.

 

어머니의 새벽

매서운 바람이 거리에 떨어진 낙엽을 쓸고 지나간다.

하늘엔 북두칠성이 아직도 선명하게 빛나는 새벽, 어머니는 옷매무시를 가다듬고 물을 길어 올 양동이를 들고 10분 거리에 있는 우물로 향한다.

아무도 길어가지 않은 우물물을 길어 양동이에 담아 머리에 이고 집으로 와서는 깨끗한 물 한 그릇을 장독대에 올려놓고 빨갛게 상기된 두 손을 가지런하게 모아 연신 허리를 조아린다.

어머니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된다.

매일 매일 반복되는 어머니의 새벽은 이처럼 바쁘지만, 그것은 당신의 일상이자 유일한 믿음이었고 신앙이었다.

오로지 자식들과 가족을 위해서 스스로 고단한 삶을 자청한다.

무엇이 당신을 찬바람 부는 겨울, 이른 새벽 아무도 없는 우물로 발길을 옮기게 했을까.

왜 어머니는 날씨도 추운데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스스로 하고 있었던 걸까.

당시 어린 나이의 나에게는 미스터리이자 의문이었다.

그때는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였고 어렴풋이 짐작만 하였다.

나이를 먹어가며 그때 어머니의 마음과 사랑을 이해하기까지는 참 많은 시간이 흘러 지났다.

아무도 길어가지 않은 깨끗한 우물물을 길어다가 온 정성으로 기도하던 어머니, 자식들 잘되게 해달라고, 가족이 평온하고 모든 일이 잘되게 해달라던 간절한 당신의 정성과 기원은 하늘에 이르고도 남았으리라.

오늘날 나와 내 가족 모두가 이렇게 평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도 그때 어머니의 간절한 염원 때문이리라.

지금도 찬바람 부는 날이면 영상처럼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그때 어머니의 모습, 새록새록 가슴에 번지는 그리운 그 모습.

찬바람 불어오는 겨울날이면 더욱 그립고 보고 싶다, 자꾸만 희미해져 가는 그때 얼굴이.

이제야 홀로 소리쳐본다.

사랑했다고 그리고 고맙다고.

 

 

책을 펴내며 4

 

1부 어머니의 새벽

어머니의 새벽 12

엄마표 도시락 15

나의 어머니 18

큰며느리 21

이 땅의 어머니들에게 24

코로나와 어머니들 26

금강산 여행 30

달맞이 흑두부에서 부르는 사부곡 34

이빨 빼던 날 38

영화 엄마 없는 하늘 아래’ 43

칠게와 어머니 46

대한민국 장남으로 48

바램그리고 나 53

목화 따는 날 57

어머니에 대하여 60

 

2부 아름다운 내 고향

유배가사의 효시 만분가 66

생태의 보고 순천만 72

순천 음식 이야기 76

하멜 표류기와 순천 80

역사 속에 잊힌 이름 임학수 83

한가한 길 순천만문학관 가는 길 87

비가 와야 보이는 숨겨진 용서폭포 89

아름답고 전통이 살아 있는 용오름 마을 91

순천만의 작은 포구 화포 93

선암사 흙길에서 웃는 나무 95

유비의 리더십에 대하여 99

 

3부 세계는 넓다

세계의 문화를 찾아서 106

_新西遊見聞

출발을 위한 준비 107

첫째 날 108

둘째 날 114

셋째 날 122

넷째 날 127

다섯째 날 135

여섯째 날 142

일곱째 날 145

여덟째 날 151

마지막 날 156

 

4부 어머니를 그리며

어머니의 새벽 162

무궁화 꽃이 필 때 164

하늘나라 엄마에게 166

어머니 168

뻘배와 어머니 170

아카시아 172

오월은 174

별에게 176

달빛 178

슬픈 인연 180

제삿날 밤 182

김광현은 전라남도 순천의 농촌마을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내고 순천대학교 대학원에서

현대문학을 공부하였다.

2001년 월간문학공간에 조약돌 외 4편의 시로 신인상을 수상하여 문단에 나와 개인시집 새벽편지,노을,조약돌처럼,순천만 그리고…』를 발표하였고,임학수 시 연구5편의 논문이 있다.

 

현재는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공간시인협회 회원, 순천문협 회원, 순천문학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순천시청에서 공무원으로 퇴임하였다.

 

칠게와 어머니

 

내가 태어나고 자란 마을에서 순천만 갯벌까지는 약 3km 거리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그래서 그런지 어려서부터 여자들이 여름철이면 갯벌에 나가서 칠게며 짱뚱어 등을 잡아 와서 조리해 먹기도 하고 시내에 가서 팔아서 돈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아침 일찍 어머니께서는 동네의 아낙들과 함께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걸어서 30분 정도 걸리는 갯벌로 나가서 칠게를 잡아 왔다. 아침 일찍 물때를 맞추어 출발하여 칠게를 잡아 머리에 이고 다시 집에 돌아올 때는 항상 뉘엿뉘엿 서녘으로 해가 지는 때였다.

칠게 잡으러 가신 어머니가 늦게 돌아오는 날에는 가족들과 나는 마을 입구까지 나가서 어머니가 오는 길목을 지키고 서서 기다렸다.

광주리에 가득 잡은 칠게를 머리에 이고 오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왜 그리도 아름답고 예뻤는지. 가족들 모두 어머니가 잡아온 칠게를 들여다보며 고생했다는 칭찬을 한다. 칭찬을 뒤로하고 어머니는 보리밥 한 덩어리를 물에 말아서 잡수시고 또 빨래하고 허드렛일에 열중하셨다.

어머니는 항상 그런 줄만 알고 살았다.

그리고 어머니는 항상 우리의 밥과 빨래를 챙겨주는 사람인 줄만 나는 알고 살았다. 왜 그리 생각이 모자랐는지 모르겠다.

항상 어머니께서 하시는 일이 어머니가 마땅히 해야 하는 당연한 일로만 알았다. 지금 생각하니 어머니께서는 아픈 몸을 이끌고 그 일을 해 오신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후회된다. 때늦은 후회다.

어머니께 미안하고 송구하다.

그런 마음도 몰라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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