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기 인생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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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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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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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8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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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국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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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11-97864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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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0원
본문
글밭 농사에 더 매진하겠습니다
6년 전, 38년을 근무했던 현대중공업을 퇴직하고 곧바로 작가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중단했던 필력이 녹슬고 낙후되어 제대로 길을 걸을 수 없었습니다.
궁여지책으로 왕성했던 학령기 서정을 소환해 필력 연마에 몰입했습니다. 지력이 떨어진 글밭을 개량했지만 여의치 않아 더 나은 곳을 찾아 세상을 누볐습니다. 돌부리에 넘어지고 가시에 찔려 상처까지 입었지만 포기하지 않은 끈기로 2년간 글밭을 일구었습니다.
그 결과 글밭에 풍년이 들고 운발이 좋아 신춘문예와 각종 문학상에 당선돼 작가가 되었습니다.
이번 세 번째 수필집은 제2기 인생을 살며 느낀 경험을 엮어서 출간했지만 폐를 끼칠까 두렵습니다. 부족한 필력이지만 제2기 인생을 살아가는데 유익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명망 있는 작가가 되기 위해 글밭 농사에 한층 더 충실해 성원에 보답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인생을 즐기는 화려한 백수, 세상을 누비는 한량이 작가의 길을 뚜벅뚜벅 걷겠습니다.
보내주신 성원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자의 말 • 글밭 농사에 더 매진하겠습니다 4
제1부 내 인생의 디딤돌
전지를 하다 012
고무신 016
청춘의 꿈을 꾸었던 모교 방문기 021
복어 025
호롱불 030
제2부 향수에 젖다
개구리 울음소리 036
제비 040
천혜의 자연과 원전을 더한 고향 방문기 044
작두펌프와 마중물 048
군불을 때다 052
모탕 056
도토리 060
제3부 제2기 인생의 노래
백수 066
동문 070
‘쫄병 전선’을 마치고 074
고향 그리고 친구를 만나다 079
식탁 083
고추 088
제4부 나를 유배시키다
두모악 미술관에서 095
정의현성 돌하르방 100
산길에 놓인 대리석 의자 104
꽃에서 인생을 읽다 108
벤치에 앉아 112
제5부 병상에 누워
간병인 118
발뒤꿈치 122
그루터기 126
부고 130
병상에 누워 134
코로나 19의 경고 139
제6부 산 넘고 물 건너
가을 무룡산에 올라 146
겨울 신불산을 읽다 150
반곡천 옛길 따라 반구대에 가다 155
탄생과 소멸의 성지 용늪 159
의령 충익사에 가다 164
옛 추억의 거리를 걷다 169
오어사 둘레길을 걷다 174
임고서원에서 포은을 만나다 178
화전민 집터를 찾아서 182
제7부 불심에 젖다
삼화령 연화대좌 189
선운사 마애불에서 만난 백제의 미소 194
천년고찰 해남 미황사와 대흥사 기행 198
왕의 길을 걷다 203
남산 연암골 마애불 208
일곱 부처가 사는 칠불암 213
제8부 자전적 발문(수상의 영예)
디딤돌 220
귀소 225
다대포 노을 229
불영사 연못에 비친 부처 233
톳여 238
슴베 243
* 경북 울진에서 태어나 국립부산기계공고, 대학에서 행정학, 사회복지학 전공, 현대중공업 부장으로 퇴직.
* 2017년 에세이 문예 등단, 목포문학상 수필 당선
* 2018년 경제신춘문예 수필에 당선, 전국 근로자 문화 예술제 및 경북문화체험 전국 수필 대전에 입상.
* 2019년 달구벌 문화대전 입상 및 독도 문예대전 특별상
* 2020년 강릉 백교 문학상 우수상, 경북일보 문학대전 입상
* 2021년 경북일보 청송객주문학대전 금상,
금샘문학상 금상
* 한국문협, 울산문협. 울산불교 문협, 울산수필가협회 에세이 문예, 울산공단, 울산 남구, 남부, 곰솔 문학회 회원
* 수필집 :『내 기억 속 풍경화』, 『나를 분재하다』, 『제2기 인생의 노래』
식탁에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하다. 못 만난 시간만큼 많은 정 나눔이 월담을 한다. 내 옆자리에 앉은 손녀 손자도 기분이 좋은지 신이나 연신 대화에 끼어든다.
아내는 연신 식탁에 음식을 내놓으며 이런 분위기를 희구한듯 모성애를 보낸다.
밤은 깊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세상 살아가는 얘기를 식탁에 쏟아낸다. 식탁은 그 어떤 종류의 이야기도 차별하지 않고 너그럽게 들어준다. 안타까운 얘기나 기쁜 얘기가 흘러나와도 차별하지 않는다. 생각의 차이로 언쟁이 있어도 금방 한 식구가 되게 해주는 설득력이 있다. 무식을 나누는 다툼이 아닌 지식을 나누는 대화가 펼쳐진다.
식탁은 때가 될 때마다 성찬을 차려놓고 가족들을 불러 앉힐 태세다. 그 옛날 식구를 한자리에 모았던 무소불위의 권위를 식탁이 지니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우리 집 식탁은 옹이 박혀 단단하고 모진 나무를 간택해 결이 아름답다. 물푸레나무 심재로 만든 식탁의 결을 타고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이 느껴진다. 결은 전생 업보를 씻김질 하기 위해 속살을 드러내 참선하는 듯하다.
식탁은 비어있어도 경건한 마음으로 구도하며 하심(下心)을 닦았지 싶다. 할 일을 마치게 되면 티 하나 남기지 않고 비워버린다. 살점이 할퀴고 뜨거운 그릇에 데어도 표내지 않는다.
식탁은 자신을 희생시켜도 끝없는 사랑을 베풀어 하루를 마치도록 힘을 실어 준다. 임무가 끝나면 묵묵히 빈자리를 지키다 때 되면 베푸는 일에 소홀함이 없다.
아이들이 떠난 식탁을 유심히 본다. 사각 진 식탁 모서리에 끼운 보호대가 휑하다. 방금 있었던 자식 얼굴들이 떠오르고, 귀 기울이면 대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함께 모이면 좋으면서 분주하지만 떠나고 나면 또 기다리는 게 가족의 특성이 아니겠는가.
흩어진 식구를 모으고, 고민과 아픔을 흔쾌히 받아 치유해 줄 온기로 가득한 식탁. 한동안 만남이 뜸하겠지만 가족애와 묵직한 혈육의 정을 초대해 융합해 줄 것이다.
내 제2기 인생에도 식탁을 들여놓았다. 시들어버린 글쓰기 감각을 일깨워 글력을 키우는 식탁을 차렸다. 틈만 나면 날선 감성과 사유로 묵직한 창작을 지속할 참이다. 명품의 글을 식탁에 가득 차려놓고, 애독자들을 초대해 조촐한 잔치를 벌일 참이다.
_‘식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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