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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1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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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한한 새
  • 김명희
  • 해드림
  • 2012-05-15
  • 978-89-93506-41-9
  • 10,000원

본문

작은 이파리처럼 편안한 수필집


1. 아나운서 출신 수필가

아나운서 출신 수필가인 김명희씨가 첫 번째 수필집 ‘희한한 새’(해드림출판사)를 출간했다. 저자의 투명한 수필은 읽을수록 저자의 심성과 정조를 살갑게 드러낸다. 중년의 중후한 삶의 연륜에서 또는 사물의 치열한 관조에서 풀어내는 이야기들이 저녁뜸처럼 평화롭게 다가온다.


2. 작품 색깔

저자는 공감각적 미학과 기쁨 그리고 성찰을 풍부한 감성을 통해 수필의 문학적 예술적 욕구를 채워간다. 여기에는 자연 속에서 인생의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는 형이상학적인 작품들뿐만 아니라, 개울물처럼 자연스럽게 흐르는 감성이나 아주 섬세한 묘사들이 어우러진 작품들 그리고 무엇보다 저자의 정신적 풍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작품들은 읽는 이도 덩달아 마음이 풍요롭고 편안하다.


3. 저자 생각

글을 쓴다는 것은 사물에 관심을 가지고 알아가는 일이다. 나를 알아가고 내가 담고 있는 이 시간을,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을, 내가 모르던 사람의 따뜻한 미소와 미처 알지 못 한 고귀한 마음들을 알아가는 것이다.
어린왕자가 정성들여 곱게 피운 장미꽃보다는 여우가 다니던 밀밭 두렁에 피어난 들꽃이 훨씬 행복하다. 바람결에 들려오는 세상사는 이야기며, 밭일을 나가는 이들의 정다운 웃음, 꺄르륵거리며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후다닥거리는 발걸음 소리, 새들의 경쾌한 날갯짓과 빗방울의 토닥거림으로 인해 세상이 얼마나 활기차고 살만한 곳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동네 우물가에 모여 이웃얘기를 나누는 마음으로 이 책을 엮었다. 그저 바람 부는 느티나무 아래 앉아 아랫말 순이네, 윗말 덕이네, 양지말 웅이네 얘기 듣듯 읽어주시기 바라는 마음이다.

차례




1부 희한한 새

바람 · 8
어머니 · 12
내 머릿속의 지우개 · 16
별이 되고 싶은 아이 · 19
희한한 새 · 25
아도니스 콤플렉스 · 29


2부 호박예찬

능소화 · 32
제비꽃 반지 · 35
물 위에 피어나는 등불 · 38
꽃밭에서 · 41
별 줍는 밥 · 45
호박예찬 · 47
봄의 맛 · 52



3부 독보권(獨步權)

떠나지 못한 자의 넋두리 · 58
수종사 · 62
떠도는 영혼 · 65
찬란한 역사와 슬픔이 흐르는 천년 고도 · 68
노란리본의 박물관 · 72


4부 얘들아 놀자

실땅님 · 76
꿈이 없는 아이들 · 80
얘들아 놀자 · 83
옥화 · 86
물음표와 느낌표 · 88
붉디붉은 감 같은 사랑 · 91


5부 망상어 엄마 자리 돔 아빠

부엉이 · 96
호랑이해를 맞아 · 99
함께 나는 기러기 · 102
천의를 걸친 서생원 · 105
망상어 엄마 자리 돔 아빠 · 108
소라게의 집 · 110



6부 얼쑤 잘 한다

알차고 야무진 밤처럼 · 114
바다와 노인 ·116
녹우당에서 만난 공재 · 119
잠이 보약 · 122
얼쑤 잘 한다 · 125
가르치며 배우며 · 128
말 무덤 · 132



7부 흐르는 강물처럼

사랑과 감사의 물 · 136
욕망이라는 풍선 · 139
복주께 · 143
추한 것도 아름답다 · 145
개똥밭에 굴러도 · 148
하얀 옷을 입는 민족 · 151
흐르는 강물처럼 · 154

저자는 1958년 강원 출생으로 전 KBS 아나운서이다.
2003년 범우사 책과 인생 10월호 신인상(수필)수상으로 등단하였으며, 2009년 강서문학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한국문협 강서지부 부회장이며, 국제펜클럽 회원이다. 강서구 여성교양대학 생활수필반과 꿈꾸는 어린이 도서관 신문 기자단 그리고 성인독서회에서 강의를 한다. 이외에도 마포구 평생교육프로그램인‘나를 찾아가는 생활글짓기’, 일성여중고 문예반, 일성여중고 스피치, 청소년 회관 토론, 청소년 회관 리더십 등에서도 강의 진행 중이다.
꿈꾸는 어린이 도서관 운영위원장이며, 강서구 자원봉사 센타 운영위원도 맡고 있다.

*산과 둑으로 둘러 싸여 분지처럼 아늑하게 자리 잡은 곳이라 그런지 한겨울에도 아주 매서운 바람은 불지 않았었는데, 춘천의 겨울은 '쨍'한 추위를 느끼게 했다. 사방이 호수와 강이라 바람에 습기가 많이 묻어난다. 그 습기가 나뭇가지에 얼어붙으면 가로수엔 하얀 눈꽃이 피어난다. 추운 겨울 아침 학교에 갈 때 숨을 들이 마시면 코가 쩍 달라붙었다.
딸 하나만 바라보던 엄마의 치맛바람 덕에 난 초등학교 3학년부터 춘천으로 유학을 와야 했다. 그 때부터 바람 불어 좋은 내 젊은 날을 그 곳에서 다 보냈다. 봄 춘(春)자에 내(川)자, 봄 내울. 이름처럼 봄이 아름다운 도시다.
봄이 되면 도시에는 온통 녹색 바람이 불어온다. 강가에 늘어선 버드나무가 연두 빛으로 물들면 공지천이며 소양호의 물색도 초록으로 짙어가면서 봄이 가고 여름이 온다.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아나운서가 된 것은 아무래도 고향의 강 건너에서 불어오던 운명의 바람 덕이었지 싶다.
- 「바람」 중에서


*연꽃이 주는 의미가 깊어서일까, ‘아름답다, 예쁘다.’라는 느낌보다는 경외감이 앞선다. 연못 가득 피어나면 물 위에 연등을 켜놓은 듯 환하다. 눈이 부시도록.
연꽃은 처염상정(處染常淨)더러움 속에서도 물들지 않고/ 종자불실(種子不失)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썩지 않고 싹을 틔우며/화과동시(花果同時)꽃과 열매에 동시에 열리고/진공묘유(眞空妙有)뿌리부터 줄기까지 텅 비어있어, 부처님의 가르침과 맥락을 같이 하기 때문에 불교 상징으로 여겨지는 꽃이다. 그래서 생명의 꽃이요, 지혜의 꽃이며 자비의 꽃이라 한다.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결코 진흙에 물들지 않는다. 연잎 위에는 한 방울의 오물도 머물지 않는다. 행여 물방울 하나라도 연잎에 닿으면 그대로 굴러 떨어질 뿐, 어떠한 흔적도 남지 않는다. 그 향기는 진흙탕의 오물 냄새를 사라지게 한다. 어떤 곳에서도 푸르고 맑은 줄기와 잎을 유지한다. 연꽃의 모양은 둥글고 원만하여 보는 사람의 마음을 온화하게 한다.
- 「물위에 피어나는 등불」 중에서


*어렵던 시절 보릿고개를 무사히 넘는데 큰 역할을 해 준 것이 바로 쑥이다. 원자폭탄이 터진 곳에 다른 식물들은 다 죽어 그 다음 해 봄에도 나오질 못했는데 쑥만은 잘 자랐다고 한다. 그만큼 생명력이 강한 식물이다. 쑥쑥 올라오는 어린 싹을 뜯어다 밀가루에 소금을 넣고 잘 버무려 쪄 내면 쑥 향기가 물씬 나는 쑥버무리가 된다. 절구에 쿵쿵 찧어 동그랗게 반죽을 해 찌면 시커먼 쑥 개떡이 되는데 생긴 모양보다는 맛이 좋다. 봄이 되면 한번이라도 꼭 끓여 먹는 것이 애탕국이다. 어린 쑥을 살짝 데쳐서 잘게 다진다. 쇠고기도 함께 다져 갖은 양념으로 버무려 동그랗게 완자를 빚는다. 계란을 풀어 완자를 넣고 살살 굴려서 끓는 육수에 끓여 내면 그야말로 봄 향기 가득한 애탕국이 된다. 우리 아이들은 된장에 끓인 쑥국 보다는 이 국을 좋아한다. 조금 손이 가긴 하지만 아이들에게 봄을 먹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향긋한 달래며 냉이, 쓴 맛이 오히려 입맛을 살려 주는 씀바귀. 동네 어디나 무성하게 자라나던 명아주 나물.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데 명아주를 먹으면 머리카락이 빠진다는 소리를 듣고는 안 먹게 됐다. 영양학자가 말하기를 생명력이 강해서 어디서나 잘 자라나는 식물이 사람 몸에도 좋다고 한다.
-「봄의 맛」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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