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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11 17:56
  • 풀무문학
  • 풀무문학
  • 해드림출판사
  • 2011년 12월 26일
  • 신국판
  • 978-89-93506-37-2
  • 10,000원

본문

개벽 아침의 소망

여태까지 우리 문학계에 수많은 동인지가 얼굴을 내밀었다가 자의 반 타의 반의 사연을 안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저간의 사정을 꿰뚫고도 문학에 유별난 열정을 불태우며 새로운 지평을 갈구하던 도반들이 오달진 각오로 굴기하여‘ 풀무문학회’를 결성하고 동인지를 내기로 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정신과 뜻을 비롯하여 고유한 색깔을 생각한다.‘ 풀무문학’은 문학의 본령을 망각하고 현실과 타협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도록 문학 정신을 올곧게 정련(精鍊)할 용광로를 달굴 불을 지피는‘ 풀무’ 역할을 기꺼이 자임하려고 각오를 다진다. 그 원동력은 동도제현의 친화력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견지에서 오랫동안 지란지교를 꿈꿔왔던 지기(知己)를 주축으로 모꼬지를 구성했다. 초심이 영롱하게 꽃피리라는 희망은 회원 사이에 한결같은 믿음과 공감에서 우러나는 자신감이다. 게다가‘ 풀무’의 문이 활짝 열려 있고 상생을 지향하는 관계로 누구든 동참해 동행할 영지이며 열린 공간이다. 아울러 혼돈에 휩싸여 침체를 거듭하는 우리 문단과 문인의 정체성 정립을 위해 미력한 힘이라도 보탤 길을 진지하게 모색하며 고민할 것이다.
장광설로 글의 필요를 얘기하고프다. 영생의 길은 남가일몽일까. 아프리카 스와힐리족(swahili people)에서 그 답의 실마리가 엿보인다. 그들은 사람이 죽었어도 누군가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면 저승이 아닌 사사(sasa)의 시간에 머문다고 여긴다. 그러다가 세월이 흘러 아무도 그를 기억하는 이가 없어지면 자마니(zamani)의 시간에 들어가 저승으로 간다는 믿음이다. 죽어서도 생존하는 누군가에게 오래도록 기억되는 길은 위대한 업적이나 불후의 명작을 남기는 위업이 아닐까. 세파에 찌들어 진실을 경원시하고 희망이 부담스러워 피하며 소통을 시큰둥하게 여기는가 하면 자유의 향유마저도 배척한다면 누구라도 자마니의 시간으로 추락할 것이다. 자신의 올곧은 영혼이 글을 통해 영원히 빛을 발할 꿈의 실현이‘ 풀무’가 추구하는 철학이며 이상이다.
혼탁한 세상에서 참된 나를 찾는 성찰로서 글을 쓰는‘ 풀무’이다. 우리사회에는 하찮은 한 줌의 성취를 한껏 부풀리고 현란하게 포장하여 뭇 사람을 현혹시키며 선각자나 영웅이라도 된 것처럼 표변하여 팔색조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제대로 여물지 않아 빈 쭉정이 같은 이룸이나 성취를 신분의 수직 상승을 위한 사다리로 활용해 권력이나 부(富)의 계층으로 옮겨가는 얄팍한 술수를 빼어난 수완이라 으스대는 꼬락서니에 열통이 나고 역겹기 그지없다. 그런데 많은 사람은 왜 험준하고 지난한 길만을 고집하며 그 손쉬운 길의 존재를 외면하는 걸까. 그것은 진리가 아니고 참에 어긋남 때문이다. ‘ 풀무’의 길에 한 치의 어긋남 없이 적용될 덕목에 해당하며 추구해야 할 이상의 근원을 망각할 수 없기에 덧붙이는 사족이다.
천지창조에 버금갈 생명의 탄생은 그 자체가 축복이다. 열성을 다했어도 완벽은 무리이며 욕심일 게다. 더하거나 채워야 할 아쉬움은 빠짐없이 바로잡아 갈 참이다. 천지신명께는 축복과 가호를, 강호제현께는 따스한 격려와 더덜이 없는 충언을 간곡하게 당부 드리며 동인지 출간을 자족하련다.
신묘년(辛卯年) 만추청일(晩秋靑日) 한판암












풀무문학회의 정신

‘풀무문학회’의 정신은 우리나라의 언어 문학을 불꽃처럼 훨훨 타오르게하여 온 인류의 등불이 될 수 있도록‘ 풀무질’을 하려는 것입니다.

_풀무질의 원동력은 친화력입니다.
초기에 결성된 회원들은 지난 10여 년 전부터 인연이 되었고, 일상의 그리움을 풀무문학회로 승화하였습니다.

_풀무문학회의 견인적인 희망은 공감입니다.
삶의 모습은 서로 다른 영역이지만 풀무문학회의 나눔은 인류의 등불로서 영존하는 그날 까지 공감의 희망으로 연결될 것입니다.

_열어 주는 문이 아니라 이미 열려 있는 문입니다.
친화력과 공감 그리고 열린 공간은 풀무문학회의 정신입니다. 문학에 뜻을 둔 분이라면 누구에게라도 언제나 기회를 드립니다.

풀무문학회의 본질은 크게 두 가지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총체적인 문화적 언어 문학 확산과 양(量)적인 노력입니다. 누가 썼든, 어느 나라의 언어로 쓰였든 간에 펴낸 작품에 대해서는 작품성의 가치 유무를 논하기보다는 먼저 문화적인 인간성 추구의 본질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그리고 문화가 다른 국경과 같은 국가 안에서도 서로 다른 지방의 총체적인 언어 문학은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으며 이에 대한 시공간을 초월한 양적인 자료가 수집되도록 회원 여러분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은 우리나라의 문학적 가치를 드높일 수 있는 훌륭한 자원이 될 것입니다.
또한, 풀무문학회는 경제의 급성장에 따라 상대적으로 침체하어 있는 한국 문단과 문인의 기개를 드높이고, 정착되지 않은 문단의 정체성과 문화가 더욱 겸손하게 순행될 수 있도록 그 안내자 역할을 감당하려는 의지에서 탄생하였습니다.

풀무문학회는 앞으로 설명하는 일들을 실현하려는 꿈이 있습니다.

_기성 작가와 희망 작가를 상호 배려하여 겸손한 미덕이 바탕 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앞장서서 서로 존경하고 사랑하는 문학회가 될 것입니다.

_기성 작가는 문학성을 드높이고 희망 작가들의 양성을 위하여‘ 풀무문학상’을 제정할 것입니다.
2011년 12월 회장 김진시

|목차|
펴내는 글개벽 아침의 소망 - 한판암•4
풀무문학회의 정신 - 김진시•6


오늘 外4편•13
어린 날의 초상화 外4편•21
꽃지의 연인 外4편•33
사랑초 잠재기 外5편•45
나팔꽃 外4편•53
비가 읽는 일기 外4편•65


隨筆
비오는 날의 산책 外1편•75
휴식의 뜨락에서 外1편•85
돌고 돌고 돌고 外1편•97
팔자소관(八字所關) 外1편•109
김지하의 회고록을 읽고 外1편•121
독립기념관 유감(遺憾) 外1편•133
오막살이 外1편•143
산이 들려준 말 外1편•155
중독 外1편•169
뻐더 外1편•179
인연의 매듭 하나 풀고, 짓고 外2편•191
새벽 등산 얘기 外2편•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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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변을 보신다
침대에 누워 아가처럼
다 보셨어요?
기저귀 속에서 만져지는 울컥함
지독한 향수로 코를 울린다
질척이며 다가서는 이물감
나의 엉덩이가 뜨겁다
어머니의 손길이 느껴진다
지독한 추억들을 돌돌 말아서
오염물 통에 넣고
눈물을 밟고 온다.
-박기원 ‘치매’ 전문







사회생활이란 이런저런 사람과의 관계로 살아간다. 어느 학자의 이야기로는 자신과 알게 모르게 부딪치며 살아가는 지인의 관계가 300명 내외라고 한다. 내 휴대전화에는 거래처 전화번호까지 포함해서 100명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을 보면 내 생활의 활동 영역이 단조로울 수밖에 없다는 자각을 하게 된다.
한때는 이토록 단조롭게 반복되는 생활에 변화를 주려고 몇 가지 시도도 했지만, 지금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지천명에 접어든 요즘 들어서는 어쩌면 이런 단순하고 반복적인 생활이 나에게는 안정된 생활로 정착되어 가는 것 같아 생활의 변화에 조급해하지 않는다. 나와 내 가족의 정서에 맞게 라이프스타일이 완성되어가는 정상적인 수순으로 가고 있다는 확신이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삶, 후회와 반성 그리고 기쁨과 즐거움의 반복은 불가에서 이야기하는 거대한 윤회설로 결부시켜 본다. 그리고 살며시, 오던 길 뒤돌아서 강천사를 바라보며 마음속 합장을 한다. 돌고 돌고 돌고.
-김영배 ‘돌고 돌고 돌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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