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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1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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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의 여울
  • 한판암
  • 해드림출판사
  • 2011년 1월 8일
  • 신국판
  • 978-89-93506-28-0
  • 10,000원

본문

화조재리(禍棗災梨)를 면했으면

책을 펼쳐 내려는 마음을 굳힐 때마다 떠오르는 게 화조재리(禍棗災梨 : 대추나무에 화가 미치며, 배나무에 재앙이 내린다.)라는 말이다. 금속활자를 발명하기 이전에 책은 죄다 목판(木版)으로 인쇄하였다. 이 목판의 재료가 대추나무(棗)나 배나무(梨)였다. 내용이 알찬 책은 멀쩡한 나무를 목판으로 만들 가치가 충분하다. 그러나 자기 과시나 허장성세를 내세우거나 혹세우민(惑世愚民)을 겨냥한 쓰레기 같은 책을 펴내는 데도 속절없이 죄 없는 대추나무나 배나무만 화를 당하는 꼴이었다. 이런 연유에서 옛날에는 아무 데도 소용이 없는 책을 찍어내면 ‘화조재리’라는 말로 비아냥대며 꼬집었다.
늘 생각이나 뜻을 진리의 거울에 투영하여 진솔한 참모습을 책에 담고 싶다는 욕망이 가득하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막상 책을 펴내고 나서는 부끄러워 자연스럽게 고개가 숙여지기 일쑤였다. 이런 자책을 벗어나 볼 요량으로 이번에도 원고를 가다듬어 정리하여 갈래지으면서 천만 가지 궁리를 했음에도 ‘화조재리’라는 조롱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 싶다.
책의 출판은 사유(思惟)와 앎이 응축된 얘기들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자기고백으로 자성(自省)을 통한 자기 승화를 꾀하는 수단 중에 하나다. 이런 사고의 바탕에서 설익은 원고를 한데 묶어 ‘마음의 여울’이라는 이름을 붙여 감히 세상 구경을 시키려 한다. 여기에 실으려는 일흔 개의 글은 2006~2007년에 썼던 작품이 48개이다. 그 나머지 22개는 2008년부터 2009년 중반까지 여기저기에 발표한 내용이다. 이들을 여섯 갈래로 가름하여 엮었다.
올망졸망 고만고만하여 더욱 애정을 쏟을 수밖에 없는 내 작품들을 이리저리 줄 세우고 다양한 각도에서 재고 따져봐도 칠칠치 못해서 대명천지에 발가벗겨 내보내려는 마음이 여간 무거운 게 아니다. 그래도 그들은 특정한 시점에서 나의 내면에서 살아 숨 쉬던 진솔한 영혼의 소리로써 앎이나 사유가 포용할 마음의 크기를 가늠할 거울이자 지난날을 되살릴 유일한 이정표이기에 허투루 헐뜯거나 외면할 수 없는 존귀한 면면이다.
대문호가 남긴 불후의 명작은 언감생심이기에 꿈에도 그려봤던 적이 없다. 늘 귀한 종이만 축낼 출판이라는 덤터기만 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이 같은 연유에서 세인의 이목을 끌지 못할지라도 누군가 온전한 마음으로 일독(一讀)하는 사랑을 받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는 큰 바람(願)을 성취하는 길이리라. 또한 그것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끝으로 이 책은 나와 학문의 길을 함께 걸으며 동업중생(同業衆生) 해온 제자들의 알토란같은 정성과 거룩한 뜻이 모여 창연(蒼然)한 모습으로 탄생한 보석 같은 결실이다. 평범하기 그지없이 생을 누려온 나에 비해 걸출한 정출어람(靑出於藍)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경건하게 합장(合掌)한다.

경인년(庚寅年) 섣달에

펴내는 글 - 화조재리(禍棗災梨)를 면했으면 | 004

축하 단평 - 새로운 삶의 변곡점•이승훈 | 325

Ⅰ. 작은 눈에 투영된 큰 세상 읽기
철없는 계절 | 017
송구영신과 선물 | 021
정상 그 머나먼 여정 | 024
봄의 유혹 | 028
세상 평가의 매서움 | 032
성을 위한 담론 | 037
마음 들여다보기 | 041
부평초의 꿈 | 044
섬김의 리더십 | 048
훈훈한 겨울 아침 | 052
어머니 자리가 빈 혼주석 | 055
마음가짐 | 059

Ⅱ. 삶에서 깨우친 내면의 속삭임
신혼 둥지의 회억 | 065
기축년 해맞이 | 070
후회 | 075
인생은 육십부터 | 079
초로의 세상 이야기 | 084
만원의 행복 | 088
마음 다스리기 | 092
자기 계발 | 097
벌초단상 | 101
복의 발원 | 104
수신제가의 본보기 | 109
창살 없는 감옥 | 113

Ⅲ. 지식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편린
면신례 | 119
퍼블리즌 증후군 | 123
열섬과 열대야 | 127
저급문화와 차브족 | 131
워킹푸어 | 135
치타슬로 | 138
유리천장 | 142
벼락의 상징성 | 146
기드미슐랭 | 150
온실가스 | 154
디아스포라 | 158
얼리버드 | 162

Ⅳ. 공존과 사유의 어울림
뇌물 | 168
북한 겨냥의 외교적 수사 | 173
태극기 그리기 | 178
무재 보시의 지혜 | 182
관광단지의 일그러진 상혼 | 187
생자 필멸 | 191
추석 차례상 차리기 | 195
지방의회 의정비 | 199
수세 | 202
아름다운 청출어람 | 206
기다림 | 210

Ⅴ. 앎과 경험 그리고 터득
상식이라는 어설픈 지식 | 217
팔용산 예찬 | 221
의림사 계곡 | 225
마산 가고파 국화 축제 | 230
상족암 | 235
주남의 철새 탐조 | 240
당항포 | 245
처녀 뱃사공 | 250
평사리와 토지 | 254
겨울산행 단상 | 259
망월여관 | 263

Ⅵ. 사고의 흔적과 가치관 조명
손탈과 숨비소리 | 270
우직한 사랑 | 275
절반의 성공 | 279
내 마음의 기압골 | 283
내 십대 후반의 흔적을 찾아서 | 287
아들과 손자의 첫 상면 | 292
희망이와 사랑이 | 296
때늦은 고해성사 | 300
인내의 폭발 | 305
빈 티 나는 외가 | 310
선고 제일의 소회 | 314
마음의 여울 | 320

한국정보과학회 영남지부장, 이사, 부회장
한국정보처리학회 이사, 감사, 부회장
한맥문학 및 문학저널 ‘수필부문’ 신인상
한국문인협회 및 마산문인협회 그리고 한국수필가협회 회원
「수필界」 편집위원
경남신문 객원논설위원
경남IT포럼 회장
수필드림팀 테마수필 필진
수필집 : ‘찬밥과 더운밥’ 출간(도서출판 엠아이지 : 2005)
수필집 : ‘내가 사는 이유’ 출간(도서출판 에세이 : 2006)
수필집 : ‘우연’ 출간(해드림)
수필집 : '월영지의 숨결'(해드림)
현재) 경남대학교 공과대학 컴퓨터공학과 교수(경영학박사)

새로운 삶의 변곡점
-이승훈 ․「수필界」 발행인

1. 정년퇴임 기념 작품집, 「마음의 여울」
당신은 이제 새로운 삶의 변곡점을 맞는다.
그 점 위에서 당신의 다섯 번째 수필집 「마음의 여울」이 나왔다. 네 번째 수필집 「월영지의 숨결」이 나온 지 두어 달 전인데, 금세 다섯 번째 수필집이 나왔다. 이는 올해를 끝으로 캠퍼스를 떠나는 당신을 위해 후배 교수들과 제자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바치는 정년퇴임 기념 작품집이기 때문이다.
「마음의 여울」, 얼핏 흔한 제목 같지만 당신의 작품 성향을 잘 아는 나로서는 제목이 작품의 성격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강이나 내 바닥이 얕거나 폭이 좁아져 물살이 세게 흐르는 곳, 여울! 그곳에서 들리는 청음(淸音)들을 바로 당신의 작품집에서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여울에서 들리는 소리들은 음률과 정조가 다르다. 어둠을 내치는 죽비소리가 있는가 하면 숨 가쁘게 살아가며 내쉬는 숨비소리도 있고, 여울로 깎이는 조약돌의 아픈 소리도 있다. 무엇보다 「마음의 여울」 하면, 나는 당신의 성정을 떠올린다. 신이 아닌 바에야 완전한 성품을 지닌 사람이 있겠는가마는 주변에서 들리는 이야기를 모아 봐도 천생 선비로써 인자(仁慈)가 가득 흐르는 당신의 여울이다.
아래는 언젠가 시 형식을 빌려 적어둔 글이다.
‘전화 한 통화가 사무실로 걸려온다. 지방에서 올라온다는 은발의 남자, 그 소식을 엿들은 두 여인이 소녀들처럼 환호성을 지른다. 두 사람이 보고 싶어 올라오는 것도 아니요, 돈 보따리를 건네주려고 오는 것도 아니요, 일부러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며 오는 것도 아닌데, 서울 올라오는 길 잠깐 들르겠다는 것인데, 햇살 받은 숫눈의 빛깔처럼 흰 예순 중반의 그를 만난다며 모두 들떠 어쩔 줄을 모른다. 참 기분 좋은 사람이다. 일을 하다가 버름해진 분위기가 금세 진달래처럼 소란스럽다. 바삐 출근하느라 건성으로 하였던 화장을 고치고, 야근을 하느라 미처 하지 못한 세안을 그제야 한다.
내가 찾아간다는 한마디 말에 여러 사람이 환호하는 큰오빠 같은 사람, 아버지 같은 사람, 찾아오면 오래도록 붙들고 놔주기 싫은, 그와 함께라면 하루쯤 밀쳐두고 싶은, 옆에서 걸으면 친한 척 팔짱을 끼거나 손이라도 잡고 싶은, 떠날 때는 멀리 터미널까지 따라나가 마중하고 싶은 남자, 나도 그런 남자이고 싶다.’
당신의 수필 사랑은 곧 사람 사랑이다. 상대방이 수필을 쓴다고 하면 백발동안이 더욱 환해진다. 이웃 문인들은 어느 유명 문인과 이루어지는 교감보다 당신과의 교감을 더 좋아하는 눈치다. 우선 공유하는 ‘수필’을 매개로 스스로 권위를 허물어 다가오는 사람을 오랜 지기처럼 편안하게 해준다. 무슨 일이든 먼저 손해를 자처하며 또한 절대 뒷말이 없는 분이다. 일단 일을 맡기면 무조건 믿는 분, 인상이 찌푸려질 만한 실수에도 행여 마음 쓸까 손사래 치며 다독이는 분, 당신의 체면을 앞세우는 일조차 없는 분이다. 그래서 지인들은 당신의 이름만 꺼내도 금세 표정이 밝아진다.

2. 한결같은 성정과 선비정신
어느덧 수필을 매개로 한 당신과의 인연이 10년 세월이 되었다. 내가 일자리를 옮겨도 내 곁에는 그림자처럼 당신이 있었다. 심지어 서투른 나의 인간관계로 당신 체면이 깎인 일이 생겨도 당신은 먼저 나를 챙겼다. 그러니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그야말로 한결같은 분이다.
‘한결같음’의 당신을 생각하면 선비정신이 떠오른다. 선비정신은 ‘의리를 지키고 절개를 중히 여기는 도덕적 인간 정신’을 말한다. 부의 세속적 가치(이익)를 멀리하는 대신, 인간의 성품에서 은류하는 의리를 지향하는 것이다. 따라서 선비는 신분적 지위라기보다는 인격의 본이요, 시대의 양심이다.
모르긴 해도 편집자 한 사람에게 자신의 첫 작품집부터 다섯 번째 작품집(현재 들어와 있는 칼럼집 원고를 포함하면 여섯 번째) 모두 맡기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다. 내가 여기저기 일자리를 옮길 때도 당신은 나에게 원고를 내밀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원고를 편집하다가 편집 문제로 전화를 드리면 ‘그것은 전문가인 네가 알아서 하라.’라는 역정(?)을 냈다. 나에게 이 한마디는 가슴 뭉클할 만큼 격려가 되었다. 아직 여러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으니, 어찌 당신 성에 차겠는가 마는 ‘니가 한 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지 않겠다.’는 무한 신뢰는 커다란 힘이며 ‘전문가’라는 책임을 한 번 더 의식하게 하였다. 나는 당신의 ‘전문가인 네가 알아서 하라.’라는 말을 무척 좋아한다. 당신의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믿음을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온 힘을 쏟아야지 하며 마음을 다잡곤 한다. 인연을 맺은 그때부터 지금껏 의리와 믿음을 거두지 않는 당신이요, 나는 그 공고한 신뢰를 바대로 크게 일어설 노력을 한다.

3. 끝, 그 완숙한 손맛
당신은 첫 작품집「찬밥과 더운밥」을 시작으로 「내가 사는 이유」, 「우연」 , 「월영지의 숨결」,「마음의 여울」까지 다섯 권의 수필집을 냈다. 현재, 칼럼 성격의 수필도 한 권 분량 원고가 들어온 상태이다. 10여 년 동안 쌓아 이룬 5층탑이다. 당신의 창작 열정이며 수필 사랑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이다.
당신은 어딜 가나 메모수첩을 챙긴다. 그동안 쓴 메모수첩도 아마 작은 탑을 이루었지 싶다. 흔들림 없이 그리고 끊임없이 붓을 들었다는 이야기다. 중수필의 작품성향도 초지일관 지켜온 당신이다. 「마음의 여울」을 통해 이제 당신의 색깔이 굳어진 듯하다. 자기 세계의 일가(一家)를 이룬 셈이다.
올해를 끝으로 당신은 정년퇴임 하신다. 그동안은 내가 보살핌을 받았지만 이제는 내가 자주 챙겨 드려야 하는데, 아직 꼬락서니가 변변치 못해 긴 한숨이 터져 나온다. 그런데 이번에도 책을 만들어 놓고 보니 또 아쉽다. 몇 번째 작품집에서나 제대로 멋지게 만들어 당신께 바칠 수 있을까.
당신의 정년퇴임에는 아쉬움 마음을, 다섯 번째 수필집 「마음의 여울」 출간에는 존경하는 마음을, 당신에게는 사랑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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