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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1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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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영지의 숨결
  • 한판암
  • 해드림출판사
  • 2010/11/15
  • 신국판
  • 978-89-93506-23-5
  • 10,000원

본문

지난 세월의 단면을 투영할 거울

이제 올해를 마지막으로 생의 전부였던 일터에서 손을 털어야 한다. 그리고 새로이 더부살이해야 하는 세상을 맞이하고자 황혼 노선으로의 환승을 준비하며, 지난날을 무심히 회고할 달관의 경지가 절박하게 필요한 지금이다.
젊음과 열정이 지배하던 시절의 얻음과 깨우침을 떠올리면 미소가 번지기도 하지만, 끝없이 밋밋한 삶의 점철은 교만을 불렀으니 그에 따른 자성을 피할 길이 없다. 이는 영을 바로 세우려고 담대히 서릿발처럼 냉정한‘ 각(角)’을 세웠던 바 없고, 한 치의 오차나 허물을 피하고자 칼날 같이 서슬 퍼런‘ 깃’을 매섭게 세워 긴장하도록 심지를 바로잡지도 못하였으니, 그 느슨했던 자업자득으로 인해 만감이 교차하는 현실의 감내는 지금부터 겪어 내야 할 몫이며 업보이다.
버거워도 내일을 열어야 할 시점에 이르러 지난날을 허심탄회하게 되새겨 보고 이를 징표로 남기며 각오를 다짐하고 싶었다. 이런 바람이 ‘생각과 혼이 담겨 삶의 근간을 이루는 철학과 도덕률의 면면이 여울져 흐를’ 손때 묻은 원고에 마음이 닿게 하였다
책을 겨냥해 원고를 만지면서 불현듯 예순여섯이라는 예사롭지 않은 숫자가 뇌리에 떠올랐다. 지금 이 숫자는 내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는 태어나 삶을 누린 햇수를 뜻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이미 정해진 정년이라서 직(職)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마무리와 떠남을 상징한다. 결국, 이들은 황혼의 삶을 생각해야 할 경계로 들어선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줌으로써 미답지에 대해 무척 두렵고 초조하게 만들며 혼란을 부추겨 내심 괘씸하기도 하다.
이것이 원고 예순여섯 편을 선(選)하게 한 까닭이며 구성의 기본 틀은 다음과 같이 짰다. 기본적으로 내면 깊숙이 침잠된 본래의 모습과 외향적으로 드러난 면목을 고르게 펼쳐 놓으면 기막힌 조화를 이룰 것이라는 생각이 맴돌았다. 그리하여 먼저 고른 서른세 편은 2006년이라는 한정된 기간 동안 썼던 원고로써 미발표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거개가 2007년부터 2008년 중반 사이에 탄생하여 밖으로 알렸던 글이다. 그러므로 이들은 현 시점에서 나의 도덕률이나 사유와 맥을 같이한다기보다는 세 해 전부터 두 해 전까지 그것을 가늠할 하나의 척도로써 보면 무리가 없지 싶다.
예순여섯에 이르는 글을 다시 여섯 개의 모둠으로 나누어 각각 이름을 붙여주었다. 제1부는‘ 지성의 속삭임과 공명’, 제2부는‘ 생의 지혜와 축복’, 제3부는‘ 삶의 향기와 아름다움’, 제4부는‘ 터득과 앎의 즐거움’, 제5부는‘ 사유와 어울림의 큰 마당’, 마지막으로 제6부는‘ 내 참모습 찾기 퍼즐 놀이’라는 고운 문패를 달기로 한 것이다. 그 이면에는 각 모둠의 하나하나 글이 전하는 메시지의 카테고리(category)가 그 이름들이 함축하는 뜻과 맥을 같이하는 공통분모가 있다.
한편, 책 이름을 두고 꽤나 고심을 거듭하였다. 내 능력이나 됨됨이를 넘어 과분한 직을 맡겨준 일터에 대해 우선 감사의 마음을 담는 것이 정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최소한의 예의라는 생각이 미쳤다. 이런 연유로, 내용이나 수준의 시비를 떠나 내 일터를 상징하는 연못 이름이 등장하는‘ 월영지의 숨결’을 대간으로 곧게 세우고 얼개를 엮어 틀을 잡았다.
생을 함께한 일터의 자리를 매듭짓고 이제 낯설게 펼쳐지는 별천지에서 인생의 이모작을 시작해야 한다. 그 이방 지대로 첫발을 내디딜 준비를 하며 매조지해야 할 사안 가운데 정신적 마무리를 꾀하는 상징적인 성격을 지닌 게 바로 이 책이다. 따라서 일정기간 내 사유와 가치관의 밑바닥에 흐르는 넋과 얼의 여물기나 색깔은 미발표작을 통해 유추할수 있으리라는 판단이다. 아울러 세상을 향한 무언의 손짓이나 존조리 들려주려던 바람과 열정의 범주와 수준을 가늠할 흔적으로써 되새김 되는 발표작과 만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깜냥에는 지난 세월의 단면을 투영할 거울로 삼을 요량으로 궤적의 모퉁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던 흔
적이나 혼의 편린을 불러 모았음을 밝히려고 감히 아둔한 속내를 이죽거리며 실없이 토설하는 못난이 짓을 한다.

2010년 계절의 여왕인 오월의 여신이 강림한 계절에 준비하면서….
한판암

목차

펴내는 글-지난 세월의 단면을 투영할 거울 05

의미 더하기-은발의 학자가 전하는 반듯한 생각 이승훈 289

Ⅰ. 지성의 속삭임과 공명

1. 쌍춘절과 결혼 16
2.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 19
3. 디프스로트 22
4. 로드 킬 26
5. 엄벌주의 30
6. 에코다잉 34
7. 피그말리온 효과 38
8. 견문발검 42
9. 필름 단절 사고 45
10. 계영배 49
11. 벽창호와 융통성 53


Ⅱ. 생의 지혜와 축복

1. 여론 쓰레기장 59
2. 돌고 돌아도 가거라 64
3. 회귀 68
4. 혼례의 투영 72
5. 편지와 이메일 75
6. 피부색과 쇄국주의 79
7. 지성의 어울림과 탄생 83
8. 만남과 동행 87
9. 결혼과 파경 91
10. 기구한 개 팔자 95
11. 연리지와 사랑의 기원 99


Ⅲ. 삶의 향기와 아름다움

1. 향음주례 104
2. 아픔과 성숙 107
3. 과거와 공시족 110
4. 영어 격차 112
5. 제한적 인터넷 실명제 116
6. 주례대접 119
7. 추남(秋男)의 추심(秋心) 123
8. 달관과 도사 127
9. 특구의 허와 실 131
10. 백일잔치 들여다보기 134
11. 어떤 어버이날 편감 138




Ⅳ. 터득과 앎의 즐거움

1. 나그네의 향일암 144
2. 문맹 148
3. 내 삶의 터전 151
4. 부곡하와이 유감 159
5. 마산의 맛 163
6. 월영지의 숨결 167
7. 마창대교 172
8. 우포늪 177
9. 연화산 옥천사 181
10. 삶터에서 한양 오가는 길 185
11. 지진과 활화산 189






Ⅴ. 사유와 어울림의 큰 마당
1. 단오의 회상 195
2. 바둑의 품계 200
3. 아이 어르기와 기원 205
4. 두 얼굴의 댓글 210
5. 돈 쓰기와 기부문화 214
6. 사자성어와 키스심리 218
7. 지팡이 소고 223
8. 명과 자와 호 227
9. 골뱅이 이야기 231
10. 기술공포증과 월드컵 오심 235
11. 코리안 드림 239



Ⅵ. 내 참모습 찾기 퍼즐놀이

1. 시린 기억의 저편 245
2. 리포트 손으로 쓰기 249
3. 고부의 나들이 253
4. 들썩이는 봄 257
5. 내 삶의 반추 260
6. 첫 법적 문패 263
7. 겨울의 끝과 봄이 뒤엉킨 자리 267
8. 벙어리 냉가슴 271
9. 나의 독백 276
10. 우수와 봄 280
11. 인륜대사 283

한국정보과학회 영남지부장, 이사, 부회장
한국정보처리학회 이사, 감사, 부회장
한맥문학 및 문학저널 ‘수필부문’ 신인상
한국문인협회 및 마산문인협회 그리고 한국수필가협회 회원
「수필界」 편집위원
경남신문 객원논설위원
경남IT포럼 회장
수필드림팀 테마수필 필진
수필집 : ‘찬밥과 더운밥’ 출간(도서출판 엠아이지 : 2005)
수필집 : ‘내가 사는 이유’ 출간(도서출판 에세이 : 2006)
수필집 : ‘우연’ 출간(해드림)
현재) 경남대학교 공과대학 컴퓨터공학과 교수(경영학박사)

남들은 나를 학문하는 사람으로 갈래 짓는다. 그렇지만 근자에 이르러 이런저런 핑계와 구실을 앞세워 본연의 자세를 망각하고 위성처럼 궤도를 빙빙 돌면서 허송으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아 마음이 편치 않다. 머지않아 터 잡고 안주했던 자리에서 내려서서 맞이할 퇴직 운운하며 지금의 정황을 변명하려는 어쭙잖은 생각으로 가득 채워지기도 한다. 그러나 천성이 게을러 바지런한 축에도 끼지 못하고 평범한 재능을 타고난 범재인 까닭에 지난날 변변하게 이룩한 업적이 없어 공허한 자기 연민에 빠져 시답잖은 변명을 늘어놓는 것 같아 입을 닫기로 했다.
예로부터 선각자들은 ‘학문은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와 같아서, 앞으로 나가지 못하면 퇴보한다.’라고 하여, ‘ 학문여역수행주 불진즉퇴(學問如逆水行舟 不進卽退)’라고 엄중히 경고했음에도 우이독경인격이었기에 유구무언이 도리이지 싶다. 거기다가 주자십회(周子十悔)에서 이르는‘ 봄에 밭을 갈아서 씨를 뿌리지 않으면 가을에 거둘 곡식이 없어서 후회한다.’라고 독려하던 ‘춘불경종추후회(春不耕種秋後悔)’라는 말을 기회가 닿을 때마다 입으로 중얼거렸다. 그러면서도 야무지게 도전을 해보려고 열정을 쏟거나 실천하려는 용솟음치는 의지가 부족했고 신실함이 턱없이 부족했던 나였다.
초발심으로 돌아가 풋풋하고 꿈 많던 시절 욕심과 오기를 전제로 도전에 몰두하던 나와 만남을 꾀한다. 그러나 돌이켜 보니 첫 출발의 설렘이 생기를 잃고 풀죽은 일상으로 전락하여 시들해지고, 열정적으로 준비한 첫 강의에 대한 환희와 도취가 시간의 흐름과 함께 평범한 생활수단의 방편으로 치부되기 시작하면서 혜안으로 헤아릴 총기를 잃고 초라한 직업인으로 굳혀지지 않았나 하는 자괴감을 강하게 부정할 자신이 없다.
-내 삶의 반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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