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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11 13:32
  • 참 좋다
  • 정해정, 이정아, 박유니스, 김영강, 윤금숙
  • 해드림출판사
  • 2010년 07월 15일
  • 신국판
  • 978-89-93506-19-8 03810
  • 10,000원

본문

참 좋은 이유

시, 소설, 수필, 아동문학 등 각각 다른 장르의 글을 묶어 동인지로 내는 일은 드문 일이다. 미주에서는 처음이라고 생각한다. 독자들은 우리 다섯 명의 공통분모를 어떻게든 찾으려고 애를 쓸 것이다. 셋은 대학 동문이다. 둘은 같은 교회를 다니며 둘과 셋은 종교가 같다. 셋은 남편끼리 선후배 사이요, 또 다른 셋은 같은 신문사 공모전에 입상 경력이 있으며 둘은 같은 수필잡지를 통해 등단했다. 이렇듯 우리는 맞추기 어려운 퍼즐 같은 사이다.
다섯 작가 공통점은 책을 무척 좋아한다는 점이다. 처음 시작도 책을 돌려보며 의견을 내는 독서클럽으로 시작되었다. 같은 책을 읽고 만나서 토론하고 밥을 먹고 차를 마시다 보니 의견이 맞고 의식이 통했다.
글을 쓰는 이들이 넘쳐나 자칭 문인이나 공인된 문인들이 흔한 요즘, 서로 코드가 맞는 우리가 만났다는 것이 행복하다. 문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이름이 난 문인들도 아니지만 오로지 글이 좋아 쓰지 않고는 못 견디는 이들이 의기투합 한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하는 이들이 모이는 모임은 늘 화기애애하다. 만나는 날을 기다리게 되고 뭐든 가지고 나와 나누기 바쁘다. 책이건 음식이건 정보건 서로 베풀려고 애를 쓴다.

창조주가 천지를 만드시고 ‘보시기에 좋았더라.’라고 하셨다. 프랑스의 대문호 앙드레 지드는‘쎄 비엥(C`est bien 참 좋아)’이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귀천의 천상병 시인도‘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하였다. 모든 것이‘참 좋다.’ 라는 한마디에 다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나이도 다르고 직업도 다르고 개성도 다르지만, 고향을 떠나 이민의 삶을 사는 디아스포라의 아픔을 공유하고 있다. 살아온 세월이 모두 좋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나고 나서 돌아보니 고통도 상처도 다 아름답기만 하다. 우리가 한데 모여 책을 냈다는 것 자체가‘참 좋다.’
겪어온 세월만큼 다른 빛깔로 짠 글들을 조심스레 선보인다. 앞으로도 서로 다른 칼라의 글을 열심히 쓸 것이다. 서로 격려하며 사막의 땅에 무지갯빛 글밭을 가꿀 것이다. 문학의 격을 높이는 문학인이 될 것을 우리 모두 다짐하였다. 품위 있는 문학인으로 사는지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린다.
캘리포니아가 꽃 천지가 된 어느 날 -저자 일동

차례

|책을 펴내며| - 참 좋은 이유. 작가일동 | 04
|추천사| - 유기농 작가들의 무공해 글. 정숙희 | 06
|의미 더하기| - 재미작가 5인 작품, 사심없이 말하다. 이승훈 | 298

정해정의 시와 동화
시…
1. 물의 노래 | 15
2. 바람개비 | 16
3. 수채화 | 18
4. 인디언 묘지 | 19
5. 달빛 소리 | 20
6. 기다림 | 22
7. 거울 | 24
8. 가을 기차 | 25
9. 한 줄기 빛 | 26
10. 고해성사 | 28
11. 금테 안경 | 29
12. 구부러진 못 | 30
13. 자존심 | 31
14. 반달곰 | 32
15. San Juan Capistrano | 33
16. 엘 카피탄의 케년의 밤 | 34
17. 조그만 별 하나 | 36
18. 하부지 어디 갔어? | 40
19. 여름방학 | 41
20. 우리는 돌이에요 | 42

동화…
1. 앵순이 | 44
2. 꼬마 마술사 비두리 | 57


이정아의 수필
1. 소걸음 우보(牛步), 또 걸음 우보(又步) | 72
2. 아름다운 문인 | 75
3. 쓴소리 싫은 소리 | 77
4. 오늘의 운세 | 80
5. 세상에 이런 일이 | 83
6. 행복한 사람 | 86
7. 삭발하는 마음 | 89
8. 미세스 구로가와처럼 | 92
9. 부드러운 손 | 95
10. 노부부 | 98
11. 망신살 | 101
12. 넋두리 | 104
13. 연꽃처럼 사라지다 | 107
14. 불쌍하다 | 110
15. 이른 송년회 | 113
16. Love me, love my dog | 116
17. 시니어 디스카운트 | 119
18. 울고 싶어라 | 122

박유니스의 수필
1. 칭찬 | 128
2. 미안해 페기야 | 131
3. 닉후옹 강의 노을 | 134
4. Out of sight, out of Mouth | 137
5. 파리 단상 | 140
6. LA는 퇴고 중 | 145
7. 황매산 기슭에 | 147
8. 프리마돈나 | 150
9. 내 어깨에 앉았던 작은 새 | 154
10. 흔적 | 158
11. 할머니의 첫사랑 | 161
12. 산세베리아 | 164

김영강의 소설
1. 아버지의 결혼 | 171
2. 건너지 못하는 강 | 194

윤금숙의 소설
1. 상처 | 224
2. 잿빛 노을 | 248
3. 그 숲 속의 둥지 | 274

지은이 소개


조선대학교 서양화과 수료한 정해정씨는, 전남 목포 출생으로 1988년 도미하였다. 미주 한국일보 문예공모(시) 입상,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소설) 당선, 한국 아동문예문학상과 미주 가산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동화집「빛이 내리는 집」을 출간하였고, 미주 아동문학가협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미주 한국문인협회 이사이다.

서울 출생인 이정아(본명 임정아)씨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1985년 도미하였다. 한국수필로 등단하였으며 현재 재미수필문학가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수필집 「낯선 숲을 지나며」와 「선물」이 있으며 해외 한국수필 문학상과 펜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미주 한국일보 문예공모전 심사위원이며, 미주 한국일보에‘수필로 그린 삶’을 연재 중이다.

서울 출생인 박유니스씨는 서울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하고 1965년 도미하여 UCLA에서 수학하였다. 한국수필로 등단하였으며 한국수필가협회와 한국수필작가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재미수필문학가협회 이사이다.

경남 마산 출생인 김영강(본명 이영강)씨는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72년 도미하였다. 제15회 크리스천문학 단편소설 입상, 제22회 미주 한국일보 문예공모 단편소설 입상, 제12회 에피포도문학상 소설부문 금상을 수상하였으며, 2006년 「SAT II 한국어」교사지침서 발간하였다. 미주 한국문인협회 편집위원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이사로 활동 중이다. 미주 한국소설가협회 회원이기도 하다.

서울 출생인 윤금숙(본명 정금숙)씨는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71년 도미하였다. 크리스천문학 수필부문 입상, 한국‘수필문학’추천완료, 미주 한국일보 문예공모 단편소설에 당선되었으며 미주 한국일보에서 여성칼럼을 집필 중이다. 미주 한국문인협회와 미주 한국소설가협회 회원이다.

출판사 서평

LA 5人 여류작가, 「참 좋다」로 40여 년 경계를 허물다


1. 「참 좋다」가 특별한 까닭

LA에서 거주해온 여류작가 5人이, 시와 동화와 수필 그리고 단편소설로 구성된 작품집 「참 좋다」를(해드림출판사) 제1집으로 내놓았다. 이들 5人은 짧게는 20여 년, 길게는 40여 년을 이민자로 살아온 재외동포작가들이다. 정해정씨가 시와 동화를, 이정아씨와 박유니스씨가 수필을, 김영강씨와 윤금숙씨가 단편소설로 참여한 「참 좋다」는, 여타 동인지와는 달리 이들 구성원과 장르의 절묘한 조화가 흥미롭다. 각 장르의 대표 선(選)을 연상케 한 이 흥미로운 조화가 「참 좋다」를 개인 작품집처럼 무게를 느끼게 하며 또한 집중력 있게 한다.

이 땅을 등진 오랜 세월은 저자들의 작품에서 충분히 문화적 괴리감을 드러낼 수 있다. 하지만 경쟁하듯 5人이 펼치는 문학적 역량은, 작품성 높은 국내의 여느 그것과 비교해도 못한 점이 없다. 오히려 각 장르마다 녹아든 이국적 체험의 소재가 독자를 「참 좋다」로 몰입케 하며 이로써 국내 작품집보다 예술적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또한 작품을 읽다보면 이들이 그 오랜 세월 외국에서 생활한 저자들인지 새삼 놀라게 되는데, 「참 좋다」가 특별히 빛이 나는 까닭이다. 예사롭지 않은 저자들의 이력에서 이미 조성된 문학적 토양을 계산할 수도 있겠으나 수십 년 세월의 괴리 앞에서 그것은 다소 허무할 뿐이다.

문학은 언어를 매개로 하는 예술이며 언어와 문화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오랜 세월을 이민자로서 살았다면 언어를 포함한 모든 문화와 사고방식이 그 나라에 동화되어 고국 문학을 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대부분 재외동포작가 작품은 태생적 문화와 그 후천적 틈새에서 당연히 언어와 사고의 갈등을 겪는다. 이 충돌과 갈등을 극복해가며 뒤늦게 문학을 한다는 자체가 어려운 환경이어서 이들에게는 창작의 이중고, 삼중고가 따른다. 이것이 재외동포작가들의 작품을 쉽게 다루지 못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참 좋다」에서는 이런 이해조차도 어색하다.


2. 왜 ‘참 좋다’인지 궁금하다

왜 ‘참 좋은가’를 각자의 영역에서 바라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5인 저자가 밝힌 ‘관계’를 보면 셋은 대학 동문이며 둘은 같은 교회를 다닌다. 셋은 남편끼리 선후배 사이요, 또 다른 셋은 같은 신문사 공모전에서 입상한 경력이 있고, 둘은 같은 수필잡지를 통해 등단하였다. 우선 이런 인연이 먼저 ‘참 좋다’로 묶였는데, “천지를 만든 후 창조주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프랑스의 대문호 앙드레 지드가 마지막 남긴‘쎄 비엥(C`est bien 참 좋아)’, 천상병 시인의‘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등”과 같은 의식이 문학적 공감대로 번졌다. 결국, 고향을 떠나 디아스포라의 아픔을 공유하는 이들에게‘참 좋다.’의 실현이 책까지 내게 한 것이다.

미주한국일보 정숙희 부국장이 말하는 이들의 비평이다. 물론 이민 사회가 그 배경이다. ‘위아래로 15년의 나이 차이를 가진 여자들이 5년 이상 매달 만나 함께 공부하며 책을 읽고 글을 나눠왔다는 것이다. 말이 쉽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문인으로 등단하고 나서 문단 활동을 하느라 문학 활동을 접는 사람이 적잖다. 글보다 말이 훨씬 앞서며 책 읽는 시간보다 남 헐뜯고 말 퍼뜨리는 일에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얼마나 흔한가 말이다. 더구나 말 많고 탈 많은 LA 문단에서 그 정도 세월을 변함없이 유지하는 데는 숱한 시기와 질투와 뒷말에다 따돌림을 무릅써야 하는 일이었음을 아는지라 일견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오랜 세월 문단에 휩쓸리지 않고 조용히 글을 써온 이들은 유기농 문인들이고, 여기 묶은 글들은 무공해 작품들이다.’라며 이들의 ‘글과 사람됨의 합주’가 참 좋다는 것이다.

「참 좋다」에서 5인 낱낱의 작품은, 네오내오없이 일정 수준 작품이 모여 오색필(五色筆)을 이룬다. 이들 작품에서는 저자들의 문학적 유미(唯美)가 느껴질 만큼 역량이 노련하다. 그런 탓인지 이 5인 저자 가운데 어느 1인을 교체한다면 「참 좋다」의 존재가치는 사뭇 달라질 듯하다. 글을 보면 여기(餘技)로 쓴 글인지 문학적 근성이 밴 글인지 알 수가 있다. 취미로 시나 수필이나 소설을 쓸 수는 있지만, 취미로 문학은 할 수 없다. 「참 좋다」의 작품들은 행간마다 숨차게 호흡하는 의지와 승부를 보려는 듯한 고집이 느껴져 이들 5인 작가가 든든하다. 그래서인지 「참 좋다」의 5인 저자는 마치 선(選)작가 모임 같은 인상이 들어, 앞으로 재외동포 문학에서 새로운 전통이 서지 않을까 기대를 하게 된다.




본문 일부

동화 ‘앵순이’ 중에서

…… 씬디가 들어온 지 수 개월이 지난 어느 날이었어요. 나는 딸아이의 책상을 정리해 주다가 낙서 같은 편지 한 장을 발견했습니다.
“앵순아. 잘 있니?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밖으로 내 쫓았지? 이곳 미국이라는 나라는 참 근사한 것도 많다. 강아지의 침대는 물론 별별 사치품에서부터 갖가지 드레스, 장난감, 다이어트 식품, 영양제가 든 밥, 비스킷, 설사 안 하는 과자, 생리대, 등등 별 거 별 거 다 있어. 근데 앵순아. 우리 집에는 씬디라는 새 식구가 들어왔단다. 그런데 그 아이는 부자나라의 장난감일 뿐, 우리 식구들의 액세서리일 뿐. 내 동생은 바로 앵순이 너뿐이란다. 앵순아. 밥 먹을 때 첩, 첩, 첩…. 물 먹을 때 철떡, 철떡. 철떡…. 가끔 실수를 하면 궁둥이 찰싹! 아. 보고 싶구나. 앵순아. 앵순아!”
그날 밤 나는 딸아이와 나란히 침대에 누워 얘기를 나누었지요.
“엄마. 이렇게 예쁜 씬디도, 씬디의 화려한 살림살이도 모두가 다 우리 것이 아닌 것만 같아. 누구한테 잠깐 빌려 온 것 같아 정이 안 들어 도무지.”
나는 딸아이가 눈물을 흘릴까 봐 화제를 얼른 다른 데로 돌렸어요.
“얘. 우리가 죽어서 나란히 염라대왕한테 간 거야.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바위 앞에서 황금색 의자에 버티고 앉은 하얀 수염이 길 다란 염라대왕 앞에 우린 엎드려 있지…. 염라대왕은 쩡쩡 울리는 소리로 말하는 거야. ‘너희는 이승에서 말 못하는 짐승들에게 진정으로 애정을 주었느뇨?’ 하면 너는 저승이 떠나가라고 자신 있는 소리로 ‘네’ 할 것이고, 나는 작은 소리로 ‘쬐끔이요.’ 하겠지?”
우리 모녀는 웃었어요. 그리고 딸아이가 바로 말했어요.
“엄마. 근데 염라대왕이 ‘너희는 말 못하는 식물들에게 학대를 하지 않았느뇨?’ 한다면 엄마는 떳떳하게 ‘이름 없는 풀꽃까지 사랑했어요.’할 것이고 나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아. 아니요.’ 했을 걸!”
우리 모녀는 또 웃었어요. 이때 어디서 사고가 났는지, 앵앵거리는 사이렌 소리와 ‘둘둘둘’ 하는 헬리콥터 소리가 우리 모녀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어요.
앵순이의 소식을 들은 것은 우리가 그를 버리고 떠나와 두 해를 넘기고 또 몇 달이 지나고 친정 언니의 편지에서였어요.
우리가 이민 보따리를 싣고 떠나던 날, 앵순이는 딸아이가 흘리고 간 손지갑을 물고 버스 정류장으로 쏜살같이 달려가다 안개 속에서 달려오던 택시에 부딪혀 그 자리에서 죽었다는 것이었어요. 죽은 앵순이의 입에는 피 묻은 조그만 색동지갑이 꽉 물려 있었는데, 그 색동지갑을 도저히 빼낼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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