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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1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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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 지렁이의 노래
  • 이 정
  • 해드림
  • 2009-06-15
  • 변형 신국판
  • 987-89-93506-09-9
  • 10,000원

본문

사라지는 것은 슬프고, 스러지는 것은 아름답다

사투리는 실제의 생생한 쓰임과는 무관하게 우리의 의식 속에서 늘 한 칸 아래로 밀린다.
서울에서 쓰이는 멋진 표준말이 아니라는 이유가 첫째지만, 방언 (方言)이나 이언(俚言)으로 불릴 때는 지방말이라든가 시골구석에서 쓰이는 말이라는 냄새도 짙게 밴다. 마치 실제 쓰임이 빼어난 지렁이를 대할 때와 비슷하다. 지렁이는 땅 속의 공기 유통을 돕는 착한 농부이자, 쓰레기와 같은 유기물을 먹고 그걸 분해시켜 훌륭한 퇴비와 같은 것을 배설해 내는 빼어난 환경 파수꾼이다. 책 이름으로 지렁이를 사용한 것도 바로 그런 까닭이다.
사라지는 것은 슬프고, 스러지는 것은 아름답다. 날마다 스러지는 해와 달 그리고 별…. 그것들은 스러짐으로 아름다움을 남기지만 사람이나 말은 사라짐으로 마냥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만물이 기지개를 켜는 봄이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작품으로 자기의 존재를 알리고 화초목은 사방팔방에서 꽃과 잎을 피워 자기들의 존재 가치를 알려 주는데, 이 생기 넘치는 계절에 사라지는 말을 붙들고 그 말에 생명을 불어 넣고 싶어서 미약하나마 사투리 시와 산문집을 함께 엮게 되었다.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언젠가는 그 생명을 다한다. 그것이 변치 않는 진리이다. 언
어도 마찬가지로 오래오래 살아남아 의미를 더해 주고 부여해 줄 것 같지만, 언어 또한


유한성을 지닌 존재라 사라지는 것들 중의 하나이다. 해와 달, 별은 스러지고 나면 또 나타나지만 말이란 한 번 사라지면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히는 법, 나는 그것을 지키고 싶었다. 아니 살려 놓고 싶었다.
언중과 세월에 밀려 이제는 자주 사용되지 않지만 잊히기엔 너무나 안타까운 우리 말들, 정겨운 사투리. 그 말에 조금이나마 영원성을 보탤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어서 시를 쓰는 틈틈이 사투리를 채록하였다. 살려 두고 애용하면 새록새록 정이 돋을 것 같은 말들이 애틋하게 손짓하는데 차마 그것을 내버려 두기가 안타까워 그 중 일부를 모아 곁에 두고 싶어서 손을 대었다.
사투리만 채록해 둔 책은 제법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그 사투리가 문장에서 혹은 문맥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통용되는지, 나는 그것을 실험하고 싶었다. 다소 부족하지만, 우리말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그 첫 발걸음을 뗐으니 앞으로 더욱 많은 작가가 사라져가는 우리말을 아끼고 노느는 일에 함께하기를 바라며, 어여삐 여겨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두 손을 모은다.
이 글을 엮는데 크게 도와주신 해드림출판사와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09년 06월에 저자 이정

펴내는 글 _ 사라지는 것은 슬프고, 스러지는 것은 아름답다 / 이 정
축하 글 _ 사투리 ‘시산문집(詩散文集) ’상재를 축하하며
임병식/한국수필작가회 회장

사투리 시

1. 지랄 벅구 만판 넘어싸도

묘기 20
자유 22
풀잎 24
민들레 26
우거지 28
아지랑이 30
mobile phone 32
달래 34
시험 36
얼음 40

2. 엥가이 해삐라

그리움 44
겨울 아이들 46
개나리 48
글살 50
보리 52
쑥54
목련 56
그림자 58
줄다리기 60
여유 62
새둥지 64


사투리에세이

1. 문디, 지랄

밥티꺼리 69
아나꽁꽁 74
보골 채울래 76
모들거리네 80
어먼데 가삔네 82
멀커디1 86
짤짜리 89
씨싸이가 92
앵꼽아라 95
앵조가릴래 97

2. 쎄빠지게 욕보다

자꾸 이이쌀래? 103
우움타 106
쎄가 빠질기다 108
오뉴월에 지심을 111
골치 아픈 대화 113
반말할까 온말할까 116
죠 먼당이를 존자서 119
삐게이 121
남게에 올라 갈끼가 124
쎄가 빠지것다 126
까꼬막 128

3. 순이의 고너리

퍼뜩 온나 132
고너리 137
탁베이 바지 작대기 140
곰탁 곰탁 143
멀커디2 147
바지 작대기 151
쎄빌래 155
어꾸저라 157
따까리 159
쿠사리 161
항거시 163

4. 구녕을 존자서

수군포 167
몽창시리 172
깨꼬름 176
몰대 180
에비다 184
쎄쿠지 마라 188
수루미 192
자불래 196
삐댈래 200
짜다리 204
해네끼 가삐린네 206


언저리에세이

너라니? 어따 대고 211
술지게미의 주정 217
서리할래? 222
껌 227
벌들에게 물어봐 231
정월 대보름, 그 잊지 못할 추억 237
백강아지의 탈출 242
보리밟기 246
두부, 그 뜨거운 맛 250

저자 프로필

경기도 포천 출생
경남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학과 졸업
고등학교 국어교사 15년 역임
경기지방공사 수필공모전 우수상 수상
계간 한국작가로 등단(시부문)
제 9회 경기신인문학상(시)
성남여성 기·예 경진대회 최우수상 수상(시)
성남예총 문화예술 공로 표창장 수상
노동문화예술제 문학부문 우수상(시) 수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경기도 문인협회 진행부장
성남문인협회 사무차장
한국작가 동인회 사무국장
문학시대 동인
시집 :「자색 목도리」「꽃으로 살라시면」 「나이테」
시․산문집 「도시 지렁이의 노래」

축하 글
사투리 ‘시․산문집 (詩.散文集)’ 상재를 축하하며
임병식/한국수필작가회 회장


사투리에는 그 지방의 숨결이 흐른다.
토속의 정과 역사 그리고 삶의 희로애락이 오월의 신록처럼 배어 있다. 또한 마치 그 지방 사람들의 성품을 표현하기라도 하듯 특유한 은율이 내재되어 착착 감겨오는 맛을 풍긴다. 무슨 말인지 얼른 알아듣지 못해도 뚝뚝 정감이 흐르는 언어가 사투리이다.
이처럼 감언미어(甘言美語)가 풍성한 사투리는 바로 우리네 참 언어요, 예술이다. 따라서 사라지게 내버려두어서는 절대 안 될 가치를 지니고 있다.
내가 이정 시인을 알게 된 것은 4년 전이다. 한겨레신문에서 글을 쓰는 필방을 개설했을 때 거기 참여하면서부터다. 피차 필명으로 글을 쓰면서 나는 청석( 聽石)이란 아호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뮤렉스’라는 필명으로 시를 쓰는 이가 종종 방문하여 감칠맛 나는 댓글을 달아주곤 하였다. 누군가 해서 알아보니 이정 시인이었다.
이정 시인은 매우 다정다감한 시인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 전혀 새로운 시각의 다소 낯선‘시산문집(詩.散文集)’을 엮는데, 어떤 형식이냐 하면 시와 산문에 사투리를 넣은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기대가 많이 된다. 나는 그 소식을 듣고 매우 신선한 착상이라는 생각에 무릎을 탁 쳤다. 정말 살아있는 작품집이 되겠구나 싶어서였다.
우리의 언어생활은 매우 이중적이다. 글로 쓸 때는 ‘어머니, 아버지’라고 표기하면서 일상생활에서는 ‘어무니’, 아니면‘엄마’ ‘아부지’아니면‘아빠’라고 부른다.
한데, 이 말의 뉘앙스의 차이는 실로 천양지차다. 절댓값은 같을지라도 실리는 감정의 차이는 크게 난다. 그래서 우리 속담에도 ‘어’다르고 ‘아’다르다고 했는지 모른다. 비슷한 표기로‘컬컬’과 ‘칼칼’의 맛이 다르듯이 그런 차이라고나 할까. 즉, 컬컬은 대범하며 포용성 있고 너그러운 느낌을 말하지만, 칼칼은 왠지 융통성이 없고 너그럽지 못하며 꼬장꼬장한 느낌이다.
우선 경상도 사람이 경상도 사투리로 수필과 시를 썼다니 왠지 호기심이 인다. 전라도나 충청도의 사투리와는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왜냐하면 내가 사는 고장 여수는 경상도와 교류가 잦아 사투리도 흔하게 섞여 있기 때문이다. 여수 사람들은‘그렇게 하라’는 것을‘그리 하이다’라고 말한다. 분명히 경상도 사투리가 스며든 냄새가 풍긴
다. 또한 ‘아주 놀랐다’는 말도 ‘아이고 자급해라’고 한다. 이 또한 전라도 내륙지방 말과는 확연히 다른 사투리다.

‘오메 단풍들 것네’
이 감탄사는 아마도 전라도 사투리의 백미일 것이다.
그러면 경상도 사투리의 가장 맛깔스런 말은 무엇일까.
사뭇 기대가 된다. 아무튼 남이 일찍이 시도하지 않는 사투 리 작품집을 내는 만큼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를 기대 해 마지않는다. 아울러 이런 ‘시산문집(詩散文集)’을 내는 이정시인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200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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